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팔란티어와 NHS 파트너십: 영국 의료 시스템 디지털 전환 사례

by havanabrown 2025. 12. 11.

팔란티어와 NHS 파트너십 영국 의료 시스템 디지털 전환 사례

🏥“실시간으로 보이지 않던 병상과 데이터가 연결되다”

2020년 3월, 영국 NHS는 코로나19 1차 대유행의 정점으로 향하고 있었습니다.
정부와 의료 당국이 가장 두려워했던 것은 “병상이 모자라는 상황을 뒤늦게 확인하는 것”이었습니다.

  • 어느 병원에 여유 병상이 얼마나 있는지
  • 인공호흡기와 중환자실(ICU) 가용 현황이 어떠한지
  • 지역별 환자 수가 어떤 속도로 변하고 있는지

이 정보들이 각각의 병원·트러스트 시스템에 흩어져 있어, 국가 차원의 단일 그림(single picture)을 그리기 어려운 상황이었죠.

 

바로 이때, 영국 정부와 NHS England는 팔란티어의 Foundry를 기반으로 한 NHS Covid-19 Data Store를 구축하고, 이후에는 Federated Data Platform(FDP) 으로 진화시키는 장기 파트너십을 추진하게 됩니다.

 


1️⃣ NHS–팔란티어 계약 체결 배경 (2020년 이후)

📌 긴급 계약에서 장기 인프라 계약으로

  • 2020년 초
    영국 정부는 코로나 대응을 위해 NHS Covid-19 Data Store를 구축한다고 발표했고,
    이 데이터 스토어의 기술 파트너 중 하나로 팔란티어를 선정했습니다.
  • 초기 계약 구조
    • 팬데믹이라는 비상 상황을 이유로 한 긴급 계약 방식 적용
    • 병상·장비·환자 흐름을 실시간에 가깝게 파악할 수 있도록
      각 NHS 트러스트의 데이터를 Foundry로 통합
    • 이후 여러 차례 계약 연장이 이뤄졌고, 2023년 6월까지 연장하는 계약 문서도 공개되었습니다.
  • 2023년 11월: Federated Data Platform(FDP) 본 계약
    • NHS England는 향후 NHS의 범국가적 데이터 인프라를 담당할 연합 데이터 플랫폼(FDP) 사업자로
      팔란티어 컨소시엄(팔란티어·Accenture·PwC 등)을 선정했습니다.
    • 계약 규모: 7년간 최대 3억 3,000만 파운드(£330m)
    • 최대 240개 NHS 조직(병원 트러스트, 통합케어시스템) 에 플랫폼 제공 예정

즉, 팬데믹 국면에서 시작된 “임시 데이터 스토어” 협력이,
2023년 이후에는 “영국 공공의료의 공통 데이터 인프라”를 구축하는 장기 파트너십으로 확장된 셈입니다.

 


2️⃣ COVID-19 팬데믹 대응: 백신·병상·장비를 ‘한 화면’에서 본다는 것

NHS Covid-19 Data Store의 목적은 간단히 말해,

“영국 전역의 병원·공공보건 데이터를 모아
방역·자원 배분 의사결정을 지원하는 단일 정보 창구(single source of truth)를 만드는 것”

 

이었습니다.

🏥 병상·장비 관리

NHS 공식 설명에 따르면, 이 데이터 스토어는 다음과 같은 정보를 통합해 분석하는 데 사용되었습니다.

  • 병원별 병상·ICU 가용 현황
  • 지역별 입원·중환자·퇴원 추이
  • 산소 공급·인공호흡기·기타 장비 수량
  • 지역별 감염자·사망자 수 변화

이를 통해 중앙 정부와 NHS는

  • 어느 지역 병원이 포화 상태에 가까운지
  • 장비·인력을 어떤 지역으로 재배치해야 하는지
  • 긴급 야전 병원(Nightingale Hospitals) 설비를 어떻게 운영할지

를 실시간에 가깝게 판단할 수 있었습니다.

 

💉 백신 배포와 운영 의사결정

영국 내 백신 배포는 여러 시스템이 함께 관여했지만,
NHS Covid-19 Data Store와 이후 데이터 플랫폼은

  • 접종 센터 가동률
  • 지역별 접종률과 취약 계층 커버리지
  • 공급·재고 현황

등을 통합적으로 파악하고, 운영 의사결정을 지원하는 역할을 수행했습니다.

 

이 점에서 팔란티어는 “백신 정책을 결정한 주체”가 아니라,
정책 결정자들이 쓰는 데이터 운영 콘솔을 제공한 회사에 가깝다고 볼 수 있습니다.

 


3️⃣ 의료 데이터 통합: 환자 기록·진료 이력·실시간 병원 데이터

🧬 FDP의 목표: “연합(Federated) 데이터 플랫폼”

팔란티어가 수행하는 Federated Data Platform(FDP) 의 핵심 목표는,
각 병원·조직이 가지고 있는 데이터를 한 곳에 모두 몰아넣는 것이 아니라,

각 조직이 데이터를 자기 통제 하에 보유하면서도
서로 필요한 수준에서 연결·조회·분석할 수 있게 만드는 것입니다.

 

NHS와 팔란티어는 FDP를 통해 다음과 같은 영역을 지원하겠다고 설명합니다.

  • 병상·수술·외래 일정 관리
  • 응급실 운영 및 “당일(in-day)” 의사결정을 위한 데이터 흐름 개선
  • 암·만성질환·대기 환자 관리
  • 백신·의료 자원 배분

기술적으로는

  • 각 병원·기관의 데이터베이스에 연결
  • 표준화된 데이터 모델과 온톨로지로 매핑
  • 운영 현황을 대시보드와 워크플로우 형태로 제공

하는 방식으로 구현됩니다.

 


4️⃣ 프라이버시 보호와 GDPR 준수: ‘누가 무엇을 볼 수 있는가’의 문제

NHS와 영국 정부는 FDP와 관련된 수많은 비판에 대응하기 위해,
계약 내용을 공개하고 데이터 보호·GDPR 준수 원칙을 상세히 설명하고 있습니다.

🔐 핵심 원칙

NHS가 공식적으로 밝힌 주요 원칙은 다음과 같습니다.

  1. 데이터 통제권
    • NHS가 데이터의 소유자이자 통제자(controller)
    • 팔란티어는 데이터 처리(processor)에 불과하며,
      NHS의 지침 없이 데이터에 임의로 접근하거나 사용할 수 없음
  2. 목적 제한 & 제3자 활용 금지
    • 계약에 따라, 팔란티어는
      • NHS 데이터로 자사 AI 모델을 학습시키거나
      • 다른 고객 사업에 활용할 수 없음
    • 연구용·통계용 활용 역시 NHS 승인·규정을 따라야 함
  3. 데이터 익명화·가명처리(pseudonymisation)
    • 많은 분석 업무는 개인 식별 정보가 제거된 데이터를 기반으로 수행
    • 직접 식별이 필요한 경우(예: 병원 운영, 환자 개별 케어)는
      해당 조직·권한 있는 사용자에 한정
  4. GDPR 및 영국 데이터 보호법 준수
    • GDPR 하에서의 합법적 처리 근거(공중보건, 공익 수행 등)에 기반
    • 접근 로그·감사(audit) 체계를 통해
      누가 언제 어떤 데이터에 접근했는지 기록

물론, 이러한 장치가 있다고 해서 논란이 사라지는 것은 아닙니다.
그러나 최소한 법적·계약 구조 차원에서 팔란티어가 NHS 데이터를 임의로 상업화할 수 없도록 설계되어 있다는 점은 팩트로 확인됩니다.

 


5️⃣ 영국 내 논란과 정치적 논쟁: “인프라가 곧 권력이다”

팔란티어–NHS 파트너십은 영국 내에서 상당한 정치·사회적 논쟁을 불러왔습니다.

⚠️ 주요 비판 포인트

  1. 긴급 계약 & 입찰 절차 투명성 문제
    • 초기 코로나19 데이터 스토어 관련 계약 상당수가 경쟁 입찰 없이 체결되었다는 점에서,
      야당·시민단체가 “특정 업체 특혜”를 문제 삼았습니다.
  2. 팔란티어의 미국 정부·국경 단속(ICE) 이력
    • 팔란티어가 미국 이민세관단속국(ICE) 등과 협력해 온 이력 때문에,
      “이런 회사가 NHS의 핵심 데이터 인프라를 맡아도 되는가”라는 비판이 제기되었습니다.
  3. 의료 데이터의 민감성과 ‘인프라 권력’
    • LSE, BMJ 등에서는 팔란티어가
      영국 의료 시스템의 데이터 인프라 레이어를 장악함으로써
      장기적으로 큰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다는 점을 우려합니다.

🗣️ 찬성 측 논리

반대로, 옹호·실용론에 가까운 입장도 존재합니다.

  • 팬데믹 당시 팔란티어 소프트웨어가
    병상·장비·환자 흐름 관리를 실질적으로 개선했다는 평가
  • NHS가 자체적으로 구축하기에 너무 복잡한 데이터 통합·운영 기능
    단기간에 구현할 수 있었다는 점
  • 계약 문서에 데이터 주권·익명화·이용 제한 요건이 명시되어 있으며,
    향후 문제가 있다면 정치적·법적 통제 수단이 존재한다는 주장

 


🧩 “코드와 데이터로 움직이는 공공의료 인프라”

팔란티어–NHS 파트너십은 다음과 같은 사실을 보여줍니다.

  1. 공공의료도 데이터 인프라가 없으면 운영이 불가능한 시대에 들어섰다.
  2. 이 인프라를 누가 설계·운영하느냐는 단순 IT 계약을 넘어 정치·윤리 문제가 된다.
  3. 팔란티어는 NHS에서
    • 한편으로는 병상·백신·자원 배분을 가능하게 하는 운영 플랫폼이면서,
    • 다른 한편으로는 “빅테크의 의료 인프라 진입”을 상징하는 논쟁의 대상이기도 하다.

결국 이 파트너십을 어떻게 평가할지는,
“효율성·운영 최적화”와 “프라이버시·민주적 통제” 사이에서
어디에 더 무게를 두느냐
의 문제라고 볼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