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파스텔 드 나타, 포르투갈을 대표하는 디저트
포르투갈에 도착하기 전부터 가장 기대했던 게 바로 이 에그타르트였어요. 물론 한국에서도 가끔 파는 곳이 있지만, 현지에서 맛보는 파스텔 드 나타는 전혀 다른 매력을 가지고 있습니다.
겉은 바삭바삭한 페이스트리로 겹겹이 층이 살아 있고, 안에는 진하고 크리미한 커스터드가 가득 차 있죠. 오븐에서 막 꺼내 따끈한 상태로 한입 베어 물면, 입안에서 부드럽게 녹는 크림과 바삭한 페이스트리가 환상의 조화를 이룹니다. 게다가 시나몬 가루를 살짝 뿌려 먹으면 풍미가 한층 더 살아나죠.
저는 여행 내내 **“1일 1나타”**를 목표로 삼았는데요, 결과적으로 하루에 한 개로는 절대 부족했습니다. 아침에는 커피와 함께, 점심 식사 후 디저트로, 저녁에는 포트 와인과 곁들여… 이렇게 하루 세 개는 기본으로 먹었던 것 같아요. 😅 그만큼 포르투갈에서의 나타는 단순한 디저트를 넘어 여행의 중심이자 작은 행복이었습니다.
⭐ 포르투갈 3대 나타 맛집
1. 파스테이스 드 벨렝 (Pastéis de Belém)
📍 Rua de Belém 84-92, 1300-085 Lisboa, Portugal
1837년부터 지금까지 운영 중인 전통의 가게이자, 파스텔 드 나타의 ‘원조’라고 불리는 곳입니다. 제로니무스 수도원 옆에 위치해 있는데, 원래 수도사들이 비밀 레시피로 만들어 팔던 것이 지금까지 이어져 내려오고 있어요.
늘 길게 늘어선 줄을 보며 ‘과연 어떤 맛이길래?’ 하고 궁금해졌는데, 한입 베어 무는 순간 바로 이해가 됐습니다. 다른 집보다 덜 달고, 크리미함이 담백하게 느껴져 오히려 더 고급스러웠어요. 저는 개인적으로 2~3개는 기본으로 먹었고, 따끈한 에스프레소와 함께하니 정말 포르투갈 아침의 완벽한 시작이 되더라고요.
특히 벨렝 지구 자체가 관광 명소라서, 나타를 사서 근처 벨렝탑이나 제로니무스 수도원 앞에서 먹는 것도 또 하나의 즐거움이었습니다. 단순히 ‘먹는 맛’을 넘어서, 이곳에서만 느낄 수 있는 전통과 역사가 담긴 맛집이에요.
2. 파브리카 다 나타 (Fábrica da Nata)
📍 Praça dos Restauradores 62-68, 1250-110 Lisboa, Portugal
리스본과 포르투 시내 중심 관광지마다 있어, 여행하다 보면 자연스럽게 만나게 되는 가게입니다. 깔끔하고 현대적인 인테리어에 오픈 키친이 있어 나타가 구워지는 모습을 직접 볼 수도 있어요.
제가 가장 자주 갔던 곳이기도 한데, 바삭한 페이스트리와 크리미한 커스터드의 균형이 정말 훌륭했습니다. 개인적으로는 이 집 나타가 가장 제 입맛에 잘 맞았어요. 아침에는 신선하게 짜낸 오렌지 주스와 함께 즐겼는데, 그 상큼함과 나타의 달콤함이 의외로 잘 어울리더라고요.
또 저녁에는 작은 잔의 포트 와인과 함께 나타를 곁들여 먹기도 했는데, 묵직한 단맛의 와인이 나타의 풍미를 더욱 진하게 살려주었습니다. 가성비도 좋아서 매일 들러도 부담 없을 정도라 여행자들에게 특히 추천하고 싶은 집입니다.
3. 만테이가리아 (Manteigaria)
📍 Rua do Loreto 2, 1200-242 Lisboa, Portugal
리스본과 포르투 모두에서 사랑받는 맛집. 특히 테이크아웃 박스가 예쁘게 준비되어 있어 선물용으로도 좋습니다. 제가 갔을 때는 두 개를 주문했더니 귀여운 작은 상자에 담아주더라고요.
그날은 나타와 포트 와인을 챙겨 모로 공원으로 갔습니다. 해가 지는 시간, 붉게 물든 하늘을 바라보며 나타 한입과 와인 한 모금을 곁들였던 그 순간은 지금도 여행 중 최고의 장면으로 기억됩니다.
맛은 다른 곳보다 조금 더 진하고 크리미해서, ‘세련되고 감각적인 나타’라는 표현이 딱 맞았어요. 또 나타가 구워져 나올 때마다 종을 울려 알리는 독특한 방식도 인상적이었습니다.
✨ 숨은 보석 같은 나타 맛집
4. 나타 드 리스보아 (Nata de Lisboa)
📍 Rua Augusta 275, 1100-052 Lisboa, Portugal
리스본 중심가인 아우구스타 거리에 위치해 있어 접근성이 매우 좋습니다. 체인점으로 리스본 전역에 퍼져 있어 어디서든 쉽게 만날 수 있는데, 그만큼 퀄리티가 일정하게 유지되는 장점이 있어요.
숙소 근처에 매장이 있어서 아침마다 들러 에스프레소와 함께 나타를 테이크아웃했는데, 바쁜 여행 일정 속에서도 작은 여유를 느낄 수 있었습니다. 특히 시나몬 가루를 살짝 뿌려서 먹으면 훨씬 더 풍미가 깊어져요. 매일 먹어도 질리지 않는, 포르투갈의 일상 같은 디저트를 느낄 수 있는 곳입니다.
5. 파스텔라리아 산토 안토니오 (Pastelaria Santo Antonio)
📍 Rua do Milagre de Santo António 10, 1100-351 Lisboa, Portugal
리스본 알파마 지구 언덕길에 자리 잡고 있는 가게로, 2019년 ‘베스트 나타 어워드’에서 1위를 차지한 곳입니다. 찾기까지 조금 힘들 수 있지만, 그만큼 값진 보상이 기다리고 있어요.
한참을 걸어 올라가 힘들었던 순간, 나타와 에스프레소 한 잔이 주는 위로는 정말 잊을 수 없습니다. 이 집의 나타는 다른 곳보다 조금 더 진하고 묵직한 맛이 특징이라, 한 입만 먹어도 강한 인상을 남겨요. 파브리카 다 나타가 대중적이고 누구나 좋아할 맛이라면, 이곳은 개성이 강하고 특별한 맛이라 할 수 있죠.
특히 좁은 골목길 사이에서 현지인들이 오가며 나타를 즐기는 모습을 보고 있으면, 여행자가 아닌 리스본 현지인이 된 듯한 느낌마저 듭니다.
🍷 나타와 완벽한 페어링
포르투갈 사람들은 나타를 단순한 디저트로만 즐기지 않습니다. 아침에는 에스프레소와 함께 간단히, 오후에는 가볍게 차와 함께, 저녁에는 포트 와인과 곁들이며 하루의 마무리를 합니다.
저 역시 포르투에서 포트 와인과 함께 나타를 먹었을 때, 단순한 디저트를 넘어선 완벽한 미식 경험을 했다고 말할 수 있습니다. 묵직하고 달콤한 와인이 부드럽고 진한 나타의 크림을 감싸 안으며, 그 순간만큼은 여행의 모든 피로가 사라지는 듯했어요.
📝 여행을 마치며
포르투갈 여행의 진정한 즐거움은 유명 관광지뿐 아니라 이런 작은 디저트에서 완성된다고 생각합니다. 파스텔 드 나타 한 입에는 단순한 맛 이상의 의미가 담겨 있어요. 그 나라의 역사와 일상, 그리고 여행자의 행복이 함께 들어있습니다.
집에 돌아와 한국에서 에그타르트를 사 먹어봤지만, 현지에서의 그 감동을 다시 느낄 수는 없었습니다. 그러다 문득 깨달은 게 있어요. 정통 파스텔 드 나타인지 아닌지를 구분하는 방법은 의외로 간단하다는 것! 바로 바닥을 들여다보면 답이 나옵니다. 정통 나타는 바닥까지도 페이스트리가 겹겹이 쌓여 있어 바삭하게 층을 이루고 있거든요. 그런데 한국에서 맛본 대부분의 에그타르트는 바닥이 눅눅하거나 단단한 빵 느낌이라, 한입만 먹어도 차이가 확 느껴졌습니다.
그래도 가끔씩 정말 정통에 가까운 나타를 파는 곳을 우연히 발견하면, 그 순간만큼은 여행의 추억이 되살아나며 너무나 반가웠습니다. 마치 리스본의 골목길에서 먹었던 그 맛이 다시 찾아온 것처럼요. 그래서 저는 나타를 발견할 때마다 작은 보물을 찾은 듯한 기분으로 즐기곤 합니다.
결국 저는 다시 포르투갈로 돌아가 ‘1일 1나타 미션’을 재도전할 날을 손꼽아 기다리고 있습니다. 여행을 계획하신다면 꼭 하루에 한 번, 나타와 커피 한 잔으로 여유를 즐겨보세요. 그것만으로도 포르투갈 여행은 훨씬 더 달콤해질 겁니다.